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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정보

아일랜드 더블린 에어비앤비 유럽본사(Headquarter)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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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은 해마다 10월 둘째 주 주말에 더블린 오픈하우스(Open House Dublin)가 개최된다. 더블린 오픈하우스는 아일랜드 건축 협회(Irish Architecture Foundation)에서 주관하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건축행사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금요일부터 일요일 동안 사람들은 더블린과 더블린 근교에 위치한 건축물들 중 건축적으로 의미있는 건물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행사 기간동안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건축물 중에는 더블린 성(Dublin Castle)이나 더블리니아(Dublinia) 박물관, 마쉬 도서관(Marsh's Library)처럼 평소에는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유명 명소들도 포함되어 있다. 일반 주택 중에서는 건축 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 집들도 공개되고 구글, 페이스북, 에어비앤비와 같은 글로벌 유럽 본사의 건물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사전 등록을 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2017년 더블린 오픈하우스 기간에는 페이스북 유럽본사와 에어비앤비 유럽본사를 방문할 수 있었다. 2013년에 알게 된 후로 유럽 여행을 갈 때마다 자주 이용했던 에어비앤비는 공유 경제의 대표적인 회사이자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창조한 회사이다. 여행자들에게 단순히 '즐기는 여행'에서 벗어나 현지인의 집에서 '머무는 여행'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머무는 여행'을 넘어서 그 도시에서 '경험하는 여행'을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몇 년전부터 여행 관련 책을 출간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회사였기 때문에 더블린에 있는 에어비앤비 본사도 사뭇 궁금해졌다.






(이미지 출처: https://www.arch2o.com)

(이미지 출처: https://www.arch2o.com)


에어비앤비 유럽 본사는 더블린 카날(Canal) 지구의 하노버 부두(Hanover Quay)에 위치하고 있다. 더블린 카낙 지역은 글로벌한 아이티 회사들이 밀집한 곳이다. 또한 더블린의 대표적인 문화 공연장인 보드 가스 에너지 극장(Bord Gáis Energy Theatre)이 위치해 있다. 극장 앞의 광장은 서울의 청계천 광장 앞처럼 더블린 시민들과 인근 회사원들의 휴식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에어비앤비 웨어하우스(Airbnb Warehouse)는 허름한 창고를 개조해 2016년 4월에 새로운 오피스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촘촘한 짙은 갈색의 벽돌 위에 설치된 둥근 유리창에는 에어비앤비 로고가 심플하게 새겨져 있다. 건물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피스로 들어가기 전, 작은 정원이 손님을 반겨준다.

오피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작은 로비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의 한쪽 벽에는 19세기 중반, 그랜드 카날 지역의 탄생과 웨어하우스의 원래 기능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1865년부터 1950년까지 이곳은 더블린 아이스 & 콜드 스토리지(Dublin Ice & Cold Storage)였고 1954년부터 1980년까지는 랄리 자전거 회사(Raleigh Bicycle Factory)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로비에는 랄리 브랜드의 자전거도 전시가 되어 있고 미팅룸의 방 이름 하나도 'Raleigh'를 사용한 곳도 있었다.







로비 공간은 일반 회사라기보다는 누군가의 가정집에 들어온 것 같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사의 로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푹신한 소파와 여러 개의 나지막한 조명, 나무로 프레임으로 둘러싸인 벽난로 디자인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맞은 친구의 집에 온 것 같았고 공간 곳곳마다 놓여진 푸른 식물들은 삭막한 공간에 따뜻한 감성을 심어 주었다. 여기서부터 에어비앤비 회사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로비 공간 옆으로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에어비앤비의 철학이 담긴 오피스를 만날 수 있다. 






에어비앤비의 핵심 장소, 아고라 광장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이루어진 오피스는 일반적인 오피스의 모습과는 다른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로비 공간이 넓고 확 트인 디자인을 추구하였지만 에어비앤비의 로비 공간은 최소한의 공간으로 필요한 업무만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본격적인 오피스 건물로 들어갔을 때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철학이 인테리어 디자인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었다. 
아고라(Agora)로 불리는 라운지 공간이 에어비앤비 오피스의 핵심 장소이다.  아고라 계단을 통해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갈 수 있고 아고라 계단은 최대 400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규모로 디자인되어 있었다. '아고라'의 추구하는 기능은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Being Anywhere'를 오피스 공간에 반영해 각 부서를 구분시키는 것이 아니라 '동네'의 개념으로 만들고 협업이 가능하도록 디자인 한 것이라 한다.








공간의 인테리어 요소를 살펴보면, 더 많은 빛을 사용하기 위해 천장은 유리 천장으로 설계되었다. 햇살이 귀한 더블린의 건축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천장이다. 마감은 노출 천장을 사용해 인더스트리얼적인 디자인 요소가 많이 가미시켰다. 계단과 난관, 전체적인 프레임은 차가운 느낌의 마감재를 사용하였지만 나무 바닥, 휴식 공간, 메인 공간에서 보이는 미팅 공간의 외관은 모두 나무로 마감되어 있었다. 그래서 공간의 전체적인 느낌은 차가운 느낌보다는 따뜻한 느낌이 강했다.








개방형 업무 공간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철학은 업무 공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었다. 나의 이웃이 친구가 될 수 있고 지구 반대쪽에 사는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열린 콘셉트는 오피스 레이아웃에 그대로 적용이 되었다. 미팅룸을 제외한 모든 사무실은 개방형으로 되어 있었다. 각 부서의 정체성은 특별한 파티션 대신 천장에 달려있는 표지판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직원들도 본인의 책상에서 일을 할 수도 있고 휴게실 혹은 도서관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오피스 입구에는 더블린 헤드쿼터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개인의 사생활 존중을 위해 얼굴을 공개해도 되나 싶지만 이런 콘셉트 역시 에어비앤비 회사가 추구하는 큰 철학 안에 포함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개성 넘치는 미팅룸



에어비앤비 오피스의 첫 번째 특징이 아고라가 있는 거대한 실내 광장이라면 두 번째 특징은 다양한 콘셉트를 가진 미팅룸이다. 똑같은 공간이 하나도 없는 미팅룸은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들의 하우스에서 일부 아이디어를 채택해 가져왔다. 이 콘셉트는 직원들이 일을 하면서도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 착안된 디자인이라고 한다.








일본, 스웨덴, 독일,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등 전 세계에 있는 에어비앤비 하우스의 집의 일부분이 미팅룸 일부에 적용되어 있다.






재미있었던 것은 미팅룸에 따라서 애완동물이 들어갈 수 있는 미팅룸이 있었다. 문 앞에 에어비앤비 로고에 강아지 얼굴이 그려져 있는 곳은 애완견의 출입이 가능한 곳이었고 그렇지 않은 곳은 분명히 명시가 되어 있었다. 어떤 미팅룸은 반드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곳도 있었다.







넓은 지하 공간은 대부분 카페테리아로 사용하고 있었다. 북유럽의 주방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콘셉트에 지상 1,2층에서 적용한 철제 프레임과 나무 마감재는 식탁의 의자와 테이블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통일감을 주고 있었다. 식사를 하는 공간을 확 트인 지상이 아닌 지하 공간으로 배치를 한 탓인지 공간의 레이아웃을 매우 넓게 배치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전체 직원이 한꺼번에 식사를 해도 북적거리는 느낌보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았다.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지상 사무실과 미팅룸으로 이어지는 에어비앤비 유럽 본사 건물은 인테리어에서 회사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넓은 아고라 광장으로 연결되는 실내 광장, 파티션이 없는 사무실, 실제 호스트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협업 정신 등 회사가 추구하는 철학을 오피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21세기 가장 주목받는 공유 경제 회사 중 하나인 에어비앤비의 더블린 유럽 본사. 창의력이 넘치는 오피스 공간에서 새로운 여행을 이끌어갈 개성 넘치는 여행 트렌드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글& 사진 - 김현지(한 번쯤은 아일랜드, 아이와 함께 런던 저자)

http://blog.naver.com/hailey_h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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